영화 보는 중 ★

[아바타: 물의 길]_내가 아는 어떤 단어를 총출동해도 형용할 수 없는 영화

우D 2023. 6. 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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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여 분의 시간].

지금은 숏폼의 시대이다.

사람들이 1시간이 넘어가는 드라마에 집중하지 못해 유튜브 30분 요약으로 드라마를 보는 시대이다.

그 30분도 이제는 온전히 보지 못해 1분짜리 숏폼에 중독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1분짜리 숏폼은 30분, 아니 1시간을 할애하며 그저 멍하니 자동으로 내려가는 스크롤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쩌면 맞지 않아 보이는, 시대를 고려하지 않은 듯한 영화 <아바타 2: 물의 길> 총 러닝타임 192분짜리가 개봉했다.

한자리에 앉아서 192분 동안 핸드폰도 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멀티로 이용할 수 없는 영화관에서 우리는 그 192분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까 싶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짧게 요약된 영상에만 익숙해지고, 집중력은 점점 짧아지는 내가 그 영화관에서 얼마나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하지만, 그런 걱정은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사라진다. 192분. 솔직히 모든 시간에 집중했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얼마나 내가 이 영화에 몰입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도 않았으며, 평소 학교 3시간짜리 강의 시간이었다면 조금도 버티고 앉아있기 힘들었을 내 엉덩이가 아무렇지도 않았고, 3시간 20분을 봤다는 사실조차 잊었으니 말이다.

영화가 다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올 때, 평상시의 나라면 기지개를 폈을 것이다.

아바타를 보고 나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멍하기도 했다. 내가 이 어마어마한 영화를 단 돈 17000원에 봤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 영화는 내가 봤을 당시에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했지만, ... 내가 할애한 시간과 돈의 값보다 훨씬 값어치 있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단 한 장면도 버릴 장면이 없었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진짜 얼마나 이 영화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는지가 온몸으로 파도가 밀려오듯 느껴졌다.

3분~2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여 잘 알고 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얼마나 많은 제작진들이 그 하나의 디테일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는지 감히 느낄 수 없을 만큼 느낄 수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정말로 파도가 와서 나를 휩쓸어갈 때처럼 제작자들의 힘듦과 고통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명작이었다.

cg에만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보러 갔다. 스토리라인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래픽 기술이 궁금했던 영화였다. 영상미는 말해 뭐해 인 상황이었고, 생각지도 않았던 스토리라인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디테일 끝판왕 영화였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수미상관 구조를 이용했다. 기본은 언제나 중요하고 충실해야 하는 법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계속 머리가 멍하니 아팠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 순간의 내 감정을 일일이 아는 단어를 총출동하여 형용한다면, 이 블로그 글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한 영화 저널리스트가 아바타를 ott에 풀리면 보겠다는 건 활어회를 냉동 보관해 뒀다가 먹겠다는 의미와 같다.라고 표현한 말이 너무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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